교육후기


FAS 기능해부학전문가 32기, 투영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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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대하고 있는 그 대상이 비록 능동적이지 않더라도, 그것은 이미 우리 자신으로부터 투영된 자화상과 같아요. 엄밀히 따지면 그 대상이 능동적이지 않을수록 투영의 정도는 보다 더 강해요. 왜냐면 우리는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또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니까요. 그러니 하나의 대상을 대함에 있어 자신이 어떻게 투영되었는지에 따라, 그리고 자신의 무엇을 투영시켰는지에 따라 그 대상과의 관계는 달라지게 돼요.

 문제는 이것을 알아차리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거예요. 우리의 모습을 투영시켜주는 거울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해봐요. 우리는 두 눈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라면 끊임 없는 의심과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누군가 대신 표현해준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완전히 신뢰하지도 못할 거고요. 이렇게 우리의 모습만 보더라도 그러한데, 우리 자신으로부터 그 대상에게 투영된 자화상을 볼 수나 있을까요.

 이건 그냥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표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그것이 정확하든 정확하지 않든, 어차피 우리는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또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할 테니까 이게 최선일 수밖에요.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그 대상이 왜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그 대상을 대하고 있는 상태에 있네요. 그러니까 우리의 인지는 감각에 의존하지만, 몰입해야 할 건 그 순간의 상태네요.


 선생님들이 경험했던 각자의 상태는 이와 같았던 거예요. 저마다 각자의 표상으로 말이에요. 당사자만큼이나 이해하지 못할 생각들을 제가 잘 공감했었다면, 그리고 제가 전해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선생님들에게 정말 잘 전달되었다면, 적어도 누군가는 거울로 투영시키는 현실의 모습보다 훨씬 더 다른 면모를 더 잘 투영시켰던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