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학문과 운동에서 요구되는 자세는 우리 눈에 너무 잘 보여요. 그런 자세들을 마주할 땐 너무나 명확한 나머지, 그것들의 의의에 대한 가치를 그만큼 상실시키기 쉽네요. 자세를 가리켰던 수많은 이론들도 이런 행위들을 부추겼던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인간이 가지는 수많은 자세 중 단일한 유형의 자세에만 매료됐던 거고요. 그게 누군가에게는 현실 불가능한 이상적인 자세에, 혹은 누군가에게는 심상이 반영되지 않은 육체적 자세에,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지향성 없는 무감각한 자세에 말이에요.

 자세는 분명 움직임을 만들지만,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요구되는 모든 자세들을 만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왜 하필 육체에만 정신이 팔려있는지 모르겠네요. 육체의 자세도 그 자세가 아닌데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