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2021 오랜해, 임의로이 증명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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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이루는 대상 중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그것 아닌 모든 대상이 증명되어야 한다.


 증명이란 상대성이 전제된 분별이라, 특정한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 이외의 것들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래서 뭐가 먼저랄 것도 없고, 뭐가 더 중요할 것도 없어요. 하지만 오래전부터 우리들은 수준에 대해서, 범위에 대해서, 혹은 필요에 의해서 그것들을 한정 지어왔어요. 이와 같은 한정된 행위가 그것 이외의 것들뿐만 아니라, 그것마저 한정시키고 있는 것도 모른 체 말이죠.


 이제껏 그래왔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다채로운 주제와 표현으로 이야기하겠지만, 몸에 대해 끊임없이 임의로움을 강조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네요. 몸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우리는 전부를 이야기해야 돼요. 근육만 안다면 근육을 가장 모르는 거예요. 피가 돌아야 근육도 있고, 밥도 먹어야 근육도 있고, 숨도 쉬어야 근육도 있고, 자극도 있어야 근육도 있는 거예요. 단일한 대상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모든 대상을 증명해야만 해요. 몸을 알기 위해 해부학이 인간에게 있는 게 아니라, 몸을 포함한 실상화된 모든 것들을 저마다 부각시키기 위해 해부학이 인간에게 있는 것이라 몇 번이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