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이야기했던 것 중 스스로 준비되지 못한 이유는 준비됨을 염두에 두지 않아서라 아니라, 그것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인간의 사고는 예측이 아니라 진짜 현실에서 맞이하는 것들로부터 솔직해지거든요. 다만 문제는 이러한 사고의 태도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영속적이지 않기에, 종종 이런 감정들이 들어와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감을 못 잡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니 언제고 준비되지 못한 상태는 지속될 수밖에요.

 이런 상태에 머물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억지로 희망을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추구하는 욕망이 개개인의 욕망이 될 순 없거든요. 게다가 우리가 느꼈었던 것처럼 예측 이후에 오는 감정들이 훨씬 더 정확하고 예민하니까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얼마나 매력적인가요. 결국 우리는 그걸 겪어야만 알게 되는 거니까, 일단 어떤 식으로든 겪어야 돼요. 그리고 그걸 이번 기회에 강하게 한 번 겪은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