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인 대상으로 하여금

그것으로부터 의문이 강요될 때 강제적으로 사유 당한다.

 

 질 드뢰즈에게 있어 사유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이런저런 판단을 고상하게 적용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연하게 찾아와 폭력적일 만큼 강제성이 부여될 때 수동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행위와 같네요. 그래서 이건 우리가 의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인간의 감정 역시 예측하는 것 이상으로 변하는 만큼, 이처럼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아래 전개되는 현상이네요.

 이러한 특징으로 봤을 때, 사유의 대상이 우리를 감지해야만 우리가 사유할 수 있는 타이밍이 찾아오네요. 이때가 정말 기회거든요. 이렇게 강압적인 사유 아래, 차례대로 물고 늘어질 사유에 대한 것들이요. 어쩌면 정말 강한 대상은 다른 선택의 여지나, 혹은 다른 대상으로부터 감지 당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네요.

 늘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와 같은 현상처럼, 우리가 살펴본 몸의 증상 역시 우연함이 연속적으로 가미된 결과물이에요. 이것을 학문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사유를 하게 될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