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인대해부학 & 내츄럴 무브먼트, 원치 않는 것을 원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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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이 마무리되어가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코로나 2.5단계 강화로 인해, 체육시설업 집합 금지와 함께, 우리들은 일과 일상 모두를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이런 현실이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현실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어 '코로나 극복 기원' 무료 인강을 갑작스럽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접수 기간이었던 단 5일 동안, 약 2천여 명의 분들이 신청해주셨습니다. 제 예상보다 몇 배나 되는 사람들의 관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분들의 관심 덕분에, 며칠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더욱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강의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무료 강의지만 무료 강의처럼 느껴지지 않을 만큼, 돈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신청 못한 분들이 못내 아쉬울 만큼 양질의 내용과 철학을 담았습니다. 최종적으로 강의는 약 8시간 35파트, 교재는 300여 페이지에 육박되는 분량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 덕분입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단히 기쁩니다.


 강의 주제는 굉장히 즉흥적으로 정한 키워드였습니다.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필요한 정보라는 정도는 알만한 수준, 그러니까 인지는 하면서도 그렇게 원하지는 않는 키워드를 잡아내는 것이 저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원하지는 않던 것을 원하게 만들어내는 것도 저의 목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필요한 상황이 마주할 때에만 필요하게 되지 않던가요. 그리고 원하는 상황이 마주할 때에만 원하게 되지 않던가요. 그런 면에서 이러한 일들은 특정한 사건에 의해서만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일인 건지도 모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그 필연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우연성을 개입시킨 겁니다. 한 해 동안 우리들이 처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일들, 그리고 20년의 가장 끝자락에서 처절하게 우리에게 닥친, 일과 일상 모두가 무지막지하게 상실된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은 현실, 이러한 모든 일들에 저는 의도적으로 우연성을 한 번 더 개입시킨 겁니다. 누구도 원치 않은 현실이 일어났던 것처럼, 그 이상으로 몸에 대해서 원치 않았던 것들을 원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코로나는 가히 파괴적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것에서부터, 우리가 변화되지 않은 것은 없었으니까요. 우리가 기존에 지니고 지켜오던 거의 모든 것들이 무너졌습니다. 우리들의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말입니다. 저와 태석선생님의 '코로나 극복 강의'는 그러한 정신을 녹여낸 이야기였습니다. 코로나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리고 변화된 현실에 새롭게 적응하기 위해서, 우리가 다시 새로이 행동하고 생각해야 될, 아주 유연하면서도 관조적인 정신을 말입니다. 저희는 그것을 몸의 것들로 매개하여 표현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