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FAS 기능해부학전문가 28기, 시간이 어디에 있느냐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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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다는 건,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지난날 대부분을 떠올릴 때면, 그것은 굳이 어느 때와 구분할 필요 없이 상당수의 많은 그때들이 지금에서야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안다는 건 시간이 말해줘요. 문제는 그 시간이 어디에 있느냐에 있어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과거에는 미성숙하거든요. 그래서 그때 알았다고 확신하는 것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때 알았다고 생각한 것이 무성할 만큼 새로운 앎이 들어요. 그래서 인간은 성숙해지기가 너무 힘들어요. 언제나 지금이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가잖아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언제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문제는 시간이 어디에 있느냐에 달려 있으니, 이런 면에서 가장 마지막 시간, 그러니까 더 이상 지나갈 시간이 없을 때, 그때 가장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죽음을 본 적 있나요. 한 개인에게 미래가 존재할 때, 그 대상자는 아직까지 미성숙한 존재에 머물러요. 반대로 한 개인에게 미래가 존재하지 않을 때, 그 대상자는 그때서야 가장 성숙한 존재에 다다를 수 있는 기회에 머무르게 돼요. 우리가 전통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지혜롭거나 현명한 사람을 일컬을 때, 나이 어린 대상을 떠올리기보다는 나이 든 대상을 떠올려요. 이것은 나이가 우리에게 있어, 시간의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에요. 많은 시간을 지나온 대상일수록, 앎이라는 경험 또한 그만큼 많이 지나온 거거든요. 그런데 그 앎은 시간의 관점에선 그것 역시 과거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 이상 남아있는 시간이 없을 때 인간은 가장 탁월해져요. 어쩌면 지난날 전체를 가장 본인답게 돌이켜볼 정도로 말이에요.


 안다는 건 이렇게나 어려워요. 과거에 경험한 앎에 대해서도, 이다음 시간에는 그것이 항상 동일하게 보장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안다는 건 너무 어렵네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덕분에 현명해지는 거라고 말이에요. 이게 참 매력적이거든요. 어제는 알았고, 오늘은 알아냈고, 내일은 알 것 같은데, 그게 아닌 거잖아요. 인생의 매력은 완전한 데에서 오지 않아요. 불완전하기 때문에 나아가는 거죠. 그리고 그 이후의 사실과는 상관없이, 그렇게 살아가는 거예요. 이건 우리에게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안다는 건 불완전하다고요. 인간은 죽음 직전까지 확신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지금 우리에겐 앎이라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완전해지지 못할 것에 벌써부터 완전을 말하지 말아요. 그것은 우리가 말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말해주는 거니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