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FAS 기능해부학전문가 30기, 숙명이 아닌 운명을 타고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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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은 불명확한 세상에 불특정한 다수가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그러한 것들이 소위 말하는 인문이고, 사회이고, 과학이에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인간과 인간 주변의 환경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만들어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들의 접점이었던 해부학이라는 학문 또한, 위와 같은 것들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에요.

 그래서 해부학이지만 해부학만이 아니라고, 그리고 해부학이더라도 해부학만일수는 없다고 끝맺었던 거예요. 이것 하나만 가지고 우리에게 답하려는 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다른 것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혹은 더 나아가 우리가 만들지 못한 것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답하려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이 우리에게 유용한 것은 인간의 몸을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인간의 몸만을 담은 것이 아닌, 그 나머지의 '몸'마저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몸은 타고났기에 숙명처럼 여겨지지만, 실은 운명이거든요. 애초에 몸이란 가변적이면서 역동적이에요. 그래서 몸의 근원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처럼 숙명을 타고난 성향이 아니에요. 그런데 여기에 한 번 더 힘을 실어주는 게 '해부학'이었고, 그리고 또 '기능'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수십 시간 동안 나눴던 이야기 속의 '몸'의 대상은 좀처럼 예견할 수 없는, 심지어는 전혀 예견할 수 없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던 거예요. 그렇기에 몸의 주체인 우리들의 입장에서 몸을 가지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게 그렇게나 중요했던 거고요.


 해부학을 학습하려 했던 주체는 당신이었고, 몸의 이해를 넓혀 가려 했던 주체도 당신이었네요. 선생님들 각자가 디테일하게는 서로 다른 사연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데에는 주체적인 목적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없어요. 그러한 과정에 반하여, 우리는 몸의 이야기를 통해서 대비적으로 배웠던 거고요. 다른 무엇도 아닌,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몸을 통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