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좌식해부학, 자리에 머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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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물을 대하는 순간
그 사물의 목적은 언제나 인간을 담보하진 않는다.



 우리가 의자에 앉는 데에 있어 그 목적은 상황에 따라서 가변하지만, 의자는 말 그대로 인간을 앉히기만 할 뿐, 그 이상의 것들을 담보하진 않네요. 심지어 우리들이 여느 때와 같이 의자에 앉아 살아간다면, 의자는 더 이상 인간의 편의를 위한 가구가 아닙니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소개했던 것과 같이, 역사적인 시기에 따라 인간에게 있어 의자의 의미는 계속해서 변해왔으니까요.

 이런 차원에서 의자는 크게 한 번 바뀔 겁니다. 상황에 따른 육체적인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구조적인 조건뿐만 아닌, 우리 인간에게 있어 은연중 녹아든 의자에 대한 인식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어떡하죠. 이것은 아마도 의자가 인간을 담보하지 않을수록 강렬해질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지금 이 자리에 계속해서 머물수록, 그래서 결국에는 더 큰 피해를 입어야만 비로소 상기하게 되겠지요.